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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개의 변과 꼭지점

질문자) 국회의사당

by 육각형 2024. 12. 8.

나는 아이도 없고 아이도 낳지 않을 거지만
앞으로의 수많은 아이들의 미래와
당장의 나의 십수 년을 위해
한 번쯤의 주말과 그리고 앞으로 몇 번이 될지 모르는
주말을 투자한다

정치색이 무엇인지를 따지기 전에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 무엇인지
어떤 진실로 우리의 일상을 빼앗겼는지에 집중한다

9호선 지하철은 여의도와 국회의사당역에 무정차하여
당산에서 내려 수많은 사람들의 줄에 끝에서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이 내 뒤에서 걷고 걸어 국회 앞으로 갔다
엉덩이가 시리도록 차가운 아스팔트에 앉아 소리를 지르는 사람들
주섬주섬 간식을 꺼내 들어 나누는 사람들
아이와 연인과 친구와 또는 혼자와 자리를 채우는 사람들
이태원 이후에 그 좋아하던 클럽도 페스티벌도 축제도 두려워 가지 못했지만 여긴 왔다
그래도 무서워서 사람들이 움직이기 전에 먼저 집에 돌아왔지만 아마 질서 있게 안전하게 사람들이 돌아갔을 거라 생각한다

8년 전 해외에 있던 이유로 참여할 수 없었던 시위
정치를 잘 몰랐던 나를 반성했던 시간들
여전히 어렵지만 노력하고 있는 나 자신을 행동하는 모습으로 바꾸기 위한 작은 결정들

좋아지겠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내 삶도, 내 나라도, 내 이웃도
추운 겨울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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