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상은 처음이라 모든 게 낯설었다
10년 만에 만난 친가 가족들이랑 며칠을 부대끼며 지냈지만 그래도 핏줄이라고 어색하진 않았다
할아버지 돌아가셨으니 자주 보자는 고모 말씀이 이상했지만 알았다고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할아버지 계실 땐 함께 모시고 식사하는 게 어려워서 죄송해서 우리도 모이지 않았다고.
장례식장은 하나의 이유로 오랜만에 모인 사람들의 대화장 같았는데 어른이 되면 이런 일 말고는 얼굴 볼 일이 없다는 게 슬펐다
종교가 다른 우리 집은 여러 번 진행되는 예배가 버거웠고 번잡하게 느껴졌는데 또 한편으로는 종교 없는 집안의 장례는 심심하겠구나 싶기도 하다
나는 죽음을 가까이서 본 적 없이 살아왔는데
죽음을 판단하는 기준을 아직도 모르겠다 영안실에서 화장터로 옮겨지는 관을 보며 저 안에 살아있으면 어쩌나 싶기도 하다가
화장을 하는 게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모든 게 이질적으로 느껴져서 사실 슬픔이라는 것도 모르겠다
모든 게 끝나고 샤워를 하면서 들었던 유튭
세상에서 가장 확실한 건 죽음, 소비, 세금 이라는데
장례 비용 정산하면서 그 세 개를 동시에 느꼈다
현금 영수증은 누구 앞으로 한 거지..
이럴 땐 정말 스스로 아스퍼거스 증후군을 의심한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나열해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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