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읽다 보면
범죄 뉴스가 정말 많습니다.
그리고 세상을 놀라게 하는
흉악범들이 나타나기도 하죠.
그리고 흉악범이 아니더라도
한 개인의 삶과 그 가족의 삶까지
뒤흔드는 일들도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 개인이 복수를
다짐하는 일들도 종종 있죠.
사적복수와 학교폭력
그 외 피해자들과 가해자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자
4월에는 지정주제로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습니다.
작가님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 보면
상담심리학과 교수님으로
서울동부스마일센터
(강력범죄피해자전문심리지원기관)
센터장으로 재직 중이신 분입니다.
범죄 피해자들이 후유증을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하는 고된 과정을
돕기 위해 힘쓰고 있는 분으로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하면서
우리 사회의 현상을 냉철하게 분석해
범죄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고 인식 변화에
힘쓰고 계십니다.
잔혹한 범죄에만 지나치게 초점 맞추던
방식에서 벗어나,
지독히도 운이 나빠 범죄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삶이 재건하도록
사회와 이웃이 함께 돕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으로
이 책을 통해 우리가 피해자에게
지녀야 할 태도를 말하고자 하셨습니다.
저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기획하는 '지선 씨네마이드'를 통해
교수님을 알게 되었고
영화 '밀양'을 해석하는 태도로
책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때쯤 많은 돌풍을 일으킨
'더글로리'와 '모범택시'까지 함께
엮어서 이야기해 보며 좋을 것 같아
지정 주제로 선정하였습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6537283
용서하지 않을 권리 - YES24
“범죄의 잔혹함에만 주목하는 사회에 화두를 던지는 책!”_범죄심리학자, 박지선 국내 최고 트라우마 상담가 김태경의 ‘살아서 더 불행한 사람들’에 대한 가장 입체적인 기록“용서로 모든
www.yes24.com
https://www.youtube.com/watch?v=yqO-amJilSY
독서모임 구성원들은
책을 읽은 후
우리가 지금껏 하지 않은 피해자에 대한 고민,
경솔하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태도,
아는 만큼 보이는 것에 대한 것,
피해자에 대한 공감의 방법
생애 주기에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범죄에 대비한 대안
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공유해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껏 지니고 있던
피해자에 대한 편견,
즉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던
사회와 그 속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 또한
호기심을 이겨내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피해사실이나
피해상황을 알고자 했던
수많은 질문들이
피해자에게 크고 작은
상처가 되었을 것을 생각하며
앞으로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는지에 대해
깊은 반성을 했습니다.
구성원 몇몇은
책을 읽으면서
알 수 없는 공포,
내가 언제든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공포를
경험하기도 했으며,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많은 사건 사고로부터
직간접적인 피해자였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책 속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아래의 문장이었습니다.
"누군가 범죄의 표적이 되었다는 것은
그가 그날 그 시각 그 장소에서
지독히도 운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아직 범죄 피해자가
되지 않은 것은 그날 그 시각
그 장소에 있었던 피해자보다 좀 더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
범죄는 피해자가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 아니라 범인이 범행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일어난다.
당신이 범죄 피해 없이
지내고 있다면 그것은
당신이 특별히 선하거나
잘나서가 아니라 단지
아직까지는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
p.91
작가가 뜻하는 바는 범죄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가 아니라
피해자가 되는 건 어떤 잘잘못에
대한 결과물이 아니라, 정말
운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누구든지 언제든지
운이 나빠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피해를 당한 사람들에
대한 섣부른 공감의 태도를
조심하자는 작가의 말이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종종 우리는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상대의 고통에 쉽게
공감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그러면서 자시의 이해가 정확하며
자신의 언행이 충분히 공감적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
단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미루어
짐작한 것에 불과하거나, 단지
일시적인 동정에 불과하거나,
혹은 가장된 공감적 언행일 뿐인
경우가 많음에도 말이다.
물론 동정과 연민은 누군가를 돕고 싶은 의지를
일으키며 고감의 중요한 토대가 되므로
분명 가치가 있다.
하지만 단지 자신의 주관적 생각과
감정에 근거한 추론과 동정만으로
타인을 온전히 이해하고 적절히 돕는 것은
상당한 한계가 있다."
P.77
저는 이 말은 섣부르게 공감하려고 하거나
내 상식으로 이해하기 위해 여러 번 묻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피해자를 다그치거나
조언을 하는 경우가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꼭 커다란 범죄의 피해자뿐만 아니라
어려움에 처한 당사자에게 이러한
태도는 모두 또 다른 상처를
줄 수 있음을 인식하고
말과 행동을 골라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에
대한 피해자들의 용서 파트에서는
범죄자들이 죗값을 다 치렀다고
"감히" 생각하고 행동하는 태도
자체가 잘 못 되었고 말합니다.
물론 일사부재리의 원칙으로
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1개의 벌을
내린 후 범죄의 실효성이 없어질 뿐
그 범죄가 온전히 용서받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신체적이나 정신적인 직적 접인
손상을 입은 피해자와
그로 인해 또 다른 피해를 입는
사회, 이웃 등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이전의 사건들로부터
성장하고 극복, 회복하면서
이전의 기억을 잃거나 버리는 것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합니다.
이 부분을 저는 영화 '밀양'이
보여주고자 했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밀양에서 아들을 잃고
회복하지 못하는 엄마의 모습
피해자의 속도로 아픔을 치유하는
모습 그리고
마지막에 앞으로 나아가고자
성장하려는 몸부림까지
잘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의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피해자의 회복을,
강요하지는 않았나요?
피해자의 속도로 회복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고 기다려주는 건
어떨까요?
드라마 '더글로리'와
'모범택시'를 보면서는
사적제재와 학교폭력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어릴 때 겪는 폭력 상황과
매뉴얼대로 작동하지 않은 사회적 부정이
합쳐져 많은 피해자를
낳고 있는 사회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드라마 속 사적제재는
속이 시원하다는 공통점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단골 소재인데요.
공감하고 콘텐츠에 대한 소비가
높을수록
대한민국의 사법체제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어
조금은 서글퍼집니다.
사법체제가 공정하고
가해자보다는 피해자를 생각하고
더 강한 처벌을 내릴 수 있도록
바뀔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는 가해자의 가족도
또 하나의 피해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특히 더글로리에서 연진이의
딸은 과연 가해자일까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가해자 가족에 대한
고민을 한다는 게
사치일 수도 있어 보이지만
그들에 대한 관심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모든 범죄가 없어지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기는 어려워 보이는
세상입니다.
다만 우리 모두가
피해자에 대한
공감적인 태도와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상처받고 회복이 필요한
모든 이들에 대한
배려가 있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그리고, 꼭 회복해서
성장해야 한다는
피해자에게 주는 부담 대신
회복되지 않더라도
사회와 이웃이 포용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진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럴 수 있는 사회적 장치와
사회 매뉴얼
그리고 시설들이 좀 더 많이
생겨나면 좋겠습니다.
용서하지 않아도
되는 권리를
위해,
오늘도 우리는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책을 통해 배우고
세상을 이해하는 마음과
머리를 가져보려고 노력합니다.
다음은 더 재미있는
책으로 찾아올게요.
'지적 허영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서모임) 우주미션 이야기 / 황정아 저 (0) | 2023.07.09 |
---|---|
독서모임) 한 권으로 읽는 대한민국 대통령실록 / 박영규 저 (0) | 2023.05.30 |
독서모임) 큇 / 애니듀크 저 (0) | 2023.04.09 |
독서모임) 김상욱의 양자 공부 / 김상욱 저 (0) | 2023.03.12 |
독서모임)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 유발 하라리 저 (0) | 2023.02.06 |